분류 전체보기 (20) 썸네일형 리스트형 SK hynix ― HBM으로 AI의 혈류를 설계한다 AI는 전기를 먹고 자라는 괴물이다.이 괴물이 움직이려면 수많은 데이터가 초당 수조 번의 속도로 흘러야 한다.그 데이터를 공급하는 혈관, 즉 AI의 혈류가 바로 HBM(High Bandwidth Memory)이다.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의 제국을 세웠다면,SK하이닉스는 그 제국의 피를 흐르게 한 세대다. HBM, 메모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다전통적인 DRAM은 가로로 펼쳐진 도시였다면,HBM은 수직으로 솟은 고층 빌딩이다.하이닉스는 여러 개의 DRAM 칩을 층층이 쌓고,그 사이를 TSV(Through-Silicon Via) 라는 미세 구멍으로 관통시켜데이터를 ‘위아래로 흐르게’ 만들었다.이 설계 하나로 데이터 이동거리가 줄고,대역폭은 몇 배로 늘었다.지연은 사라지고 발열은 통제되며,AI 연산 속도는 GPU 성.. 삼성전자 ― 세상의 기억을 저장한다 세상의 모든 데이터,인류의 모든 기억,그리고 그 기억을 붙잡아 두는 기술.삼성전자는 그 기억의 저장소를 만든 회사다.ASML이 빛을 만들고,TSMC가 그 빛으로 회로를 새겼다면,삼성은 그 회로 위에 세상의 정보를 저장한 기업이다.그들이 만든 칩 안에는지구상의 수십억 사람들의 흔적,스마트폰 속 사진, 기업의 데이터, 인공지능의 학습까지 —모든 기억이 살아 숨 쉰다.■ 인류의 기억을 만든 기업1980년대 초,삼성전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DRAM 개발에 뛰어들었다.그 도전은 한 기업의 모험을 넘어한국 기술사 전체의 분기점이었다.1992년, 삼성은 세계 최초 64M DRAM 개발에 성공하며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에 올랐다.그 순간은 곧“인류의 기억 저장 방식이 바뀐 순간”이었다.이후 30.. TSMC ― 싸우지 않고 세계를 지배한다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기계가 ASML이라면,그 기계의 ‘빛’을 현실로 바꾸는 손은 바로 TSMC다.대만 신주(新竹)의 평범한 산업단지에 자리한 이 공장은지금 인류의 모든 첨단 반도체가 태어나는 현대 문명의 산실이다.TSMC는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인류의 계산 능력을 현실화하는 공정 시스템 그 자체다.■ 세상의 두뇌를 찍어내는 공장TSMC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제국’이다.자체 브랜드 칩도, 스마트폰도, 완제품도 만들지 않는다.하지만 모든 브랜드 뒤에는 TSMC가 있다.아이폰의 A시리즈, 엔비디아의 GPU, AMD의 라이젠,퀄컴의 스냅드래곤, 그리고 인텔의 일부 CPU까지.그 모든 설계의 실체는 TSMC의 웨이퍼 위에서 탄생한다.2025년 현재,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 ASML ― 빛으로 세상을 새긴다 세상에 반도체 장비 회사는 수백 개가 있다.그러나 단 한 곳, 네덜란드의 ASML만은인류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수준의 ‘빛’을 다룬다.이 기업이 만들어내는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기는단순한 장비가 아니다.그건 인류가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형태의 빛이며,동시에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복제할 수 없는 기술이다.2025년 현재, 이 장비 없이는5나노 이하 반도체를 제조할 수 없다.즉, ASML 한 회사가 ‘빛을 공급하지 않으면’삼성도, TSMC도, 인텔도최신 칩을 만들 수 없다.세계 반도체 산업의 심장은네덜란드 펠드호펜이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EUV 노광기 한 대의 가격은 약 2,000억 원(1.5억 달러).총 부품 수가 무려 45만, 무게는 180톤,협력사.. 실리콘, 그 이후의 반도체_8편 ■ 실리콘이 다한 시대, 그 이후를 묻다2020년대 후반, 반도체 산업은 한 가지 명확한 결론에 도달했다.“실리콘으로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다.”3나노를 지나 2나노, 1.4나노 공정이 논의되고 있지만이미 트랜지스터의 크기는 원자 몇 개 수준이다.전자가 이동할 공간조차 줄어들면서양자터널링, 누설전류, 발열이 한계치에 다다랐다.무어의 법칙은 이제 ‘법칙’이 아니라과거의 신화로 남았다.이제 반도체의 역사는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드는 대신,우리는 ‘새로운 두뇌’를 만들 수 있을까?”■ 포스트 실리콘의 세 가지 축실리콘 이후의 반도체는 세 갈래의 길 위에 서 있다.①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② 뉴로모픽(Neuromorphic) 칩③ 광(光) 기반 반도체 및 신소재.. 3나노 반도체와 AI 초격차_7편 ■ 미세화의 끝, 3나노의 문턱을 넘다2020년대 초, 반도체 산업은 인간 기술력의 극한에 도달했다.트랜지스터의 크기는 5나노(㎚), 3나노로 진입하며원자 몇 개 두께의 세계로 들어섰다.더 이상 줄이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한계를업계는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violet) 기술로 돌파했다.EUV 리소그래피는 파장이 13.5nm에 불과한 빛을 이용해초정밀 회로를 새긴다.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장비 한 대의 가격은 약 2,000억 원.그러나 이 장비 없이는 3나노 공정을 구현할 수 없다.결국 EUV는 첨단 반도체의 ‘목줄’을 쥔 기술이 되었다.삼성전자는 2022년 세계 최초로 3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 양산을 선언했고,TSMC 역시 2023년 N3 공정을 출시하.. AI시대의 서막_6편 ■ 새로운 세기의 뇌, AI가 불러온 연산 폭발2010년대 초, 세상은 데이터의 폭발기를 맞이했다.스마트폰, 인터넷, SNS, IoT까지 모든 것이 데이터를 만들어냈다.매초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과거 수십 년 치의 총량을 넘어섰고,기존의 CPU만으로는 이를 처리할 수 없게 되었다.그리고 이때 등장한 새로운 주인공이 바로 GPU(Graphics Processing Unit)이었다.본래 그래픽 연산용이던 GPU는수천 개의 코어를 병렬로 작동시켜 대규모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었다.이 구조가 바로 AI 학습에 최적화된 형태였다.“CPU는 두뇌의 전두엽이라면, GPU는 대뇌피질 전체다.수많은 뉴런이 동시에 계산을 수행한다.”■ GPU의 재발견 – 엔비디아의 도전2006년, 엔비디아는 자사의 그래픽카드.. 나노공정과 모바일 혁명 – 새로운 질서의 등장_5편 ■ 새로운 세기의 벽 앞에서2000년대 초, 반도체 산업은 전례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살아 있었지만, 공정 미세화의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0.18㎛ → 0.13㎛ → 90nm까지는 순조로웠지만,65nm 이하로 내려가자 열과 누설전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트랜지스터는 이미 머리카락 굵기의 1/1000보다 작았고,전자는 너무 가벼워져 양자 터널링(Quantum Tunneling) 현상까지 일어났다.이제 전자가 “벽을 뚫고 새어 나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엔지니어들은 깨달았다.“이제 더 이상 평면(2D)에서는 한계다.”■ FinFET의 등장 — 트랜지스터를 세우다2000년대 초, 미국 UC버클리의 천밍치안(Chenming Hu) 교수 연구팀은전류 누설을 막기 위한 새로운 트랜지스..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