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20)
Tesla ― 자율주행의 두뇌, Dojo로 도로를 학습시키다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이 문장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를 팔기 위해 회사를 세운 게 아니다. 그의 목표는 ‘스스로 움직이는 지능’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 핵심에는 배터리도, 디자인도, 전기모터도 아니다. 진짜 심장은 바로 AI 반도체다. 자동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컴퓨터 테슬라의 차량은 매일 도로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각 차량은 수십 개의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의 모든 이미지를 초당 수십 프레임으로 저장하고, 그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전송되어 AI가 학습하는 재료가 된다. 2023년 기준, 테슬라는 하루에 10억 장 이상의 도로 이미지를 수집한다. 이膨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하려면 GPU 수만 장으로도 부족했다. 그때 일론 머스크가 던진 질문이 모든 걸 바꿨다. “우리..
Apple ― 통합 설계로 생태계를 완성하다 “애플의 진짜 제품은 아이폰이 아니다. 완벽히 통합된 생태계 그 자체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수많은 기기가 존재하지만, 그 모든 제품을 하나로 묶는 진짜 핵심은 보이지 않는다. 그 중심에 있는 건 애플의 반도체 설계 철학, 즉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칩’ 이다. 인텔의 틀 안에서 벗어나기 2010년대 초, 애플은 맥북과 데스크톱 제품에 인텔의 CPU를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구조는 늘 불만이었다. 인텔의 칩은 빠르지만, 전력 효율이 나빴고, 제품 디자인의 제약이 너무 컸다. 맥북이 과열되면 팬이 돌고, 배터리가 줄고, 그 모든 문제가 칩에서 시작되었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통합하고 싶었지만, CPU를 외부에서 공급받는 이상 그 통제권은 언제나 남의 손에 있었다. 그래서 ..
Meta ― AI 추천 알고리즘의 뇌를 직접 만들다 “우리는 단순히 세상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메타(Meta)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남긴 이 말은 소셜미디어 제국을 넘어 AI 제국의 서막을 예고하는 문장처럼 들린다. 한때 페이스북으로 불리던 이 회사는 지금 인공지능 시대의 또 다른 핵심 플레이어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놀랍게도, ‘메타가 직접 설계한 반도체 칩’ 이 있다. 소셜네트워크가 AI 인프라로 변한 순간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메타의 서비스를 사용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스레즈 이들의 뉴스피드와 추천, 영상, 광고는 모두 거대한 AI 알고리즘 위에서 돌아간다. 하지만 2020년대 초, 메타는 중대한 문제를 마주했다.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AI 모델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Amazon ― 클라우드 속 보이지 않는 두뇌를 설계하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움직이는 회사가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주인공은 물류와 쇼핑의 대명사인 아마존(Amazon) 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존을 ‘전자상거래 기업’으로만 기억하지만, 실제로 아마존의 진짜 핵심 사업은 AWS(Amazon Web Services), 즉 클라우드다. 지금의 인터넷 서비스 중 40% 이상이 AWS 위에서 돌아간다. 이 거대한 인프라의 중심에는, 엔비디아나 인텔이 아닌 아마존이 직접 설계한 반도체 칩이 있다. CPU의 한계, 클라우드의 병목 2010년대 후반, 아마존의 내부 엔지니어들은 커다란 문제에 직면했다.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으로 서버당 연산량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인텔의 범용 CPU로는 감당이 안 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
Google ― TPU로 AI의 속도를 재정의하다 AI의 역사는 결국 속도와 효율의 경쟁이다.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빨리 계산하느냐가 인공지능의 품질을 결정한다. 그런데 이 단순한 원리를 가장 철저하게 이해한 회사가 있다. 바로 구글(Google) 이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지금은 AI의 뇌를 직접 설계하는 반도체 기업이기도 하다. CPU와 GPU로는 부족했던 시대 2010년대 초, 구글의 내부 엔지니어들은 이상한 문제에 부딪혔다.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서버 한 대가 처리해야 하는 연산량이 수백 배로 폭증한 것이다. 특히 음성 인식, 번역, 이미지 검색, 추천 시스템 같은 서비스는 기존의 CPU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GPU가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그래픽 연산 중심으로 설계된 GPU는 전력 소모와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
AMD ― 혁신보다 생존으로 강해지다 AMD의 역사는 언제나 거인의 그림자 속에서 시작됐다. 인텔이 시장을 지배하던 시절, AMD는 늘 ‘대체품’ 혹은 ‘가성비 브랜드’로 불렸다. 하지만 세상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그 ‘조연’이 무대의 중심으로 걸어 나왔다. 이것은 화려한 혁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버티고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다. 추격자에서 생존자로 1970년대 초, AMD는 인텔의 호환 칩을 만드는 작은 회사였다. 인텔이 만든 CPU를 복제해 좀 더 싸게 파는 전략으로 시작했지만, 1990년대에 인텔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하며 치고 나가자, AMD는 “복제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0년대 들어 AMD는 연속된 적자와 인력 유출로 위기에 빠졌다. 주가는 2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업계는 “AMD는 끝났다”고 말했다...
NVIDIA ― GPU로 AI의 신경망을 설계하다 AI 시대의 근본은 계산이다.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가 곧 지능의 한계와 속도를 결정한다.그 중심에는 한 기업이 있다.그래픽 칩으로 시작해 인공지능의 신경망을 설계한 회사, 엔비디아(NVIDIA).그래픽 칩에서 인공지능의 심장으로1993년, 젠슨 황(Jensen Huang)은 “더 자연스러운 게임 그래픽을 만들겠다”는 단순한 목표로 회사를 세웠다.그가 만든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원래 화면을 그리는 부품이었다.하지만 그 안의 구조는 달랐다.수천 개의 작은 계산 유닛이 동시에 움직이며 데이터를 처리했다.이 병렬 구조는 훗날 인공지능의 연산 방식과 완벽히 맞아떨어졌다.CPU가 한 문제를 차근차근 푸는 ‘논리형 두뇌’라면,GPU는 여러 문제를 동시에 푸는 ‘..
Intel ― 실패로 혁신을 다시 쓰다 20세기 후반, 컴퓨터는 곧 인텔이었다. 세계의 모든 데이터는 인텔의 칩을 거쳐 흘렀고, “Intel Inside”라는 네 단어는 기술의 신뢰 그 자체였다. 그러나 제국은 찬란할수록 그림자를 짙게 남긴다. 인텔은 세상을 만들었지만, 그 세상이 바뀌는 순간 스스로의 틀에 갇혔다. 그리고 이제, 실패를 통해 혁신을 다시 쓰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시작 ― 트랜지스터로 세상을 재조립하다 1968년,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는 페어차일드를 떠나 “Integrated Electronics” — Intel을 세웠다. 3년 후,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를 발표했다. 이 작은 칩 하나가 계산기를 두뇌로 바꾸었고, 전자기기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후 등장한 8086 프로세서(1978) 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