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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hynix HBM으로 AI의 혈류를 설계한다 AI는 전기를 먹고 자라는 괴물이다이 괴물이 움직이려면 수많은 데이터가 초당 수조 번의 속도로 흘러야 한다. 그 데이터를 공급하는 혈관, 즉 AI의 혈류가 바로 HBM(High Bandwidth Memory)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의 제국을 세웠다면, SK하이닉스는 그 제국의 피를 흐르게 한 세대다.HBM, 메모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다전통적인 DRAM은 가로로 펼쳐진 도시였다면, HBM은 수직으로 솟은 고층 빌딩이다. 하이닉스는 여러 개의 DRAM 칩을 층층이 쌓고, 그 사이를 TSV(Through-Silicon Via)라는 미세 구멍으로 관통시켜 데이터를 ‘위아래로 흐르게’ 만들었다. 이 설계 하나로 데이터 이동거리가 줄고, 대역폭은 몇 배로 늘었다. 지연은 사라지고 발열은 통제되며, AI 연산 속..
삼성전자 세상의 기억을 저장한다 인류의 기억을 만든 기업세상의 모든 데이터, 인류의 모든 기억, 그리고 그 기억을 붙잡아 두는 기술. 삼성전자는 그 기억의 저장소를 만든 회사다. ASML이 빛을 만들고, TSMC가 그 빛으로 회로를 새겼다면, 삼성은 그 회로 위에 세상의 정보를 저장한 기업이다. 그들이 만든 칩 안에는 지구상의 수십억 사람들의 흔적, 스마트폰 속 사진, 기업의 데이터, 인공지능의 학습까지 모든 기억이 살아 숨 쉰다. 1980년대 초, 삼성전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DRAM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 도전은 한 기업의 모험을 넘어 한국 기술사 전체의 분기점이었다. 1992년, 삼성은 세계 최초 64M DRAM 개발에 성공하며 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에 올랐다. 그 순간은 곧 “인류의 기억 저장 방식이 바..
TSMC 싸우지 않고 세계를 지배한다 세상의 두뇌를 찍어내는 공장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기계가 ASML이라면, 그 기계의 ‘빛’을 현실로 바꾸는 손은 바로 TSMC다. 대만 신주(新竹)의 평범한 산업단지에 자리한 이 공장은 지금 인류의 모든 첨단 반도체가 태어나는 현대 문명의 산실이다. TSMC는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인류의 계산 능력을 현실화하는 공정 시스템 그 자체다. TSMC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제국’이다. 자체 브랜드 칩도, 스마트폰도, 완제품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 뒤에는 TSMC가 있다. 아이폰의 A시리즈, 엔비디아의 GPU, AMD의 라이젠, 퀄컴의 스냅드래곤, 그리고 인텔의 일부 CPU까지 그 모든 설계의 실체는 TSMC의 웨이퍼 위에서 탄생한다. 2025년 현재,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6..
ASML 빛으로 세상을 새긴다 EUV 노광기, 문명을 새기는 빛세상에 반도체 장비 회사는 수백 개가 있다. 그러나 단 한 곳, 네덜란드의 ASML만은 인류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수준의 ‘빛’을 다룬다. 이 기업이 만들어내는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기는 단순한 장비가 아니다. 그건 인류가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형태의 빛이며, 동시에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복제할 수 없는 기술이다. 2025년 현재, 이 장비 없이는 5나노 이하 반도체를 제조할 수 없다. 즉, ASML 한 회사가 ‘빛을 공급하지 않으면’ 삼성도, TSMC도, 인텔도 최신 칩을 만들 수 없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심장은 네덜란드 펠드호펜이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규모와 복잡성, 한 대의 가격, 2,000억 원EUV 노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