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SML

(3)
칩이 국경을 만든다. 조용히 움직이는 또 다른 3강 새로운 주자들의 등장전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은 주로 미국과 중국의 각축, 그리고 한국·일본·대만 등 주요 강국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려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조용히 자기 입지를 다져가는 또 다른 세 강자가 있다. 바로 유럽, 인도, 싱가포르다. 이들 국가는 막대한 자본과 전략으로 무장한 기존 선도국들과는 달리,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반도체 산업 공급망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확보하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유럽 기술 주권을 향한 통합 전략유럽연합(EU)은 코로나19 기간의 반도체 공급난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계기로, 반도체를 기술 주권의 핵심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2023년 발효된 유럽 칩법(European Chips Act)은 EU의 전 세계 반도체 생산 비중을 현재 약 10% 수준에서 2030년..
TSMC 싸우지 않고 세계를 지배한다 세상의 두뇌를 찍어내는 공장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기계가 ASML이라면, 그 기계의 ‘빛’을 현실로 바꾸는 손은 바로 TSMC다. 대만 신주(新竹)의 평범한 산업단지에 자리한 이 공장은 지금 인류의 모든 첨단 반도체가 태어나는 현대 문명의 산실이다. TSMC는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인류의 계산 능력을 현실화하는 공정 시스템 그 자체다. TSMC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제국’이다. 자체 브랜드 칩도, 스마트폰도, 완제품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 뒤에는 TSMC가 있다. 아이폰의 A시리즈, 엔비디아의 GPU, AMD의 라이젠, 퀄컴의 스냅드래곤, 그리고 인텔의 일부 CPU까지 그 모든 설계의 실체는 TSMC의 웨이퍼 위에서 탄생한다. 2025년 현재, TSMC는 파운드리 시장의 6..
ASML 빛으로 세상을 새긴다 EUV 노광기, 문명을 새기는 빛세상에 반도체 장비 회사는 수백 개가 있다. 그러나 단 한 곳, 네덜란드의 ASML만은 인류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수준의 ‘빛’을 다룬다. 이 기업이 만들어내는 EUV(Extreme Ultraviolet) 노광기는 단순한 장비가 아니다. 그건 인류가 통제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형태의 빛이며, 동시에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복제할 수 없는 기술이다. 2025년 현재, 이 장비 없이는 5나노 이하 반도체를 제조할 수 없다. 즉, ASML 한 회사가 ‘빛을 공급하지 않으면’ 삼성도, TSMC도, 인텔도 최신 칩을 만들 수 없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심장은 네덜란드 펠드호펜이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뛰고 있는 셈이다.규모와 복잡성, 한 대의 가격, 2,000억 원EUV 노광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