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반도체의 핵심은 ‘큐비트(Qubit)’라는 새로운 정보 단위에 있다.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상태를 가지며, 이 덕분에 병렬 연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미세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반도체와 전혀 다른 구조와 환경이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양자칩이 어떻게 설계되고, 어떤 물리적 원리를 바탕으로 동작하는지를 살펴본다.
1. 큐비트의 본질
기존 반도체의 비트(Bit)는 전자의 전하나 전압 차이에 의해 0과 1을 구분한다. 반면, 큐비트는 전자나 원자의 양자적 특성. 즉, 스핀(Spin), 에너지 준위(Energy Level), 광자 상태(Photon State)—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한다. 이러한 양자 상태는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을 통해 복수의 계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한다.
2. 큐비트 구현 방식
현재 양자칩은 여러 방식으로 큐비트를 구현한다. 각각의 방식은 안정성, 속도, 확장성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다.
- 초전도 큐비트(Superconducting Qubit): 금속이 극저온에서 저항이 0이 되는 특성을 이용한다. 전류가 미세한 회로를 따라 흐르며 양자 상태를 형성한다. IBM, 구글, 삼성전자가 이 방식을 연구 중이다.
- 이온트랩 큐비트(Ion Trap): 전하를 띤 원자를 전기장으로 가둔 뒤 레이저로 제어한다. 안정성은 높지만 대규모 확장이 어렵다.
- 스핀 큐비트(Spin Qubit): 전자의 스핀 방향을 정보로 사용한다. 실리콘 기반 반도체와 호환성이 높아 기존 공정 활용이 용이하다.
- 광자 큐비트(Photon Qubit): 빛의 편광 상태를 이용해 큐비트를 구현한다. 상온에서도 작동이 가능하지만, 얽힘 제어가 어렵다.
3. 초전도 양자칩의 구조
가장 상용화가 빠른 초전도 양자칩은 극저온 환경에서 동작한다. 보통 절대온도 10밀리켈빈(−273.14℃ )까지 냉각해야 하며, 이때 전자는 저항 없이 흐른다. 양자칩 내부에는 미세한 루프 형태의 회로가 있고, 그 안에서 전류의 방향이 두 가지(시계·반시계 방향)로 흐르며 0과 1을 동시에 표현한다. 이 회로는 ‘조셉슨 접합’이라는 특수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얇은 절연층을 사이에 두고 두 초전도체가 맞닿은 형태이며, 양자 터널링 현상을 통해 전류가 흐른다. 이를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양자 상태를 생성하고 유지할 수 있다.
4. 스핀 기반 양자반도체의 가능성
스핀 큐비트는 반도체 공정과 가장 밀접한 양자 기술로 평가된다. 실리콘이나 게르마늄 같은 기존 반도체 재료 안에서 전자의 스핀을 제어함으로써 양자 상태를 구현한다. 이 방식은 기존 CMOS 공정과 호환되기 때문에 대량 생산과 집적화에 유리하다.
인텔과 호주 UNSW 연구진은 실리콘 기반 스핀 큐비트를 제작해 안정적인 양자 연산을 시연했다. 삼성전자 역시 실리콘 양자점을 이용한 스핀 제어 기술을 연구 중이다.
5. 양자 상태 유지의 어려움
큐비트의 가장 큰 적은 ‘디코히런스’다. 외부의 미세한 열, 전자기파, 진동 등으로 인해 양자 상태가 쉽게 무너지는 현상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양자칩은 극저온 냉각기와 전자 차폐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 또한 소자의 재료 순도와 표면 결함 제어가 매우 중요하다. 미세한 불순물 하나만 있어도 큐비트의 수명(코히런스 타임)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엔드 평탄화, 원자층 증착 기술이 함께 사용된다.
6. 결론
양자칩은 단순히 새로운 반도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물리 세계를 다루는 장치다.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던 기존 반도체에서, 이제는 전자의 ‘상태’ 자체를 설계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초전도체, 스핀, 광자 등 다양한 물리적 접근이 공존하며, 양자칩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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