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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액침냉각과 마이크로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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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겁다. 수천 개의 GPU와 NPU가 동시에 작동하며 엄청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기존의 공랭식 냉각 시스템으로는 이 열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데이터센터들은 새로운 냉각 기술로 전환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과 ‘마이크로채널 냉각(Microchannel Cooling)’이 있다.

1. 데이터센터 냉각의 한계

전통적인 데이터센터는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빼내는 공랭식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GPU 서버가 밀집된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이 방식의 한계가 명확하다. 공기의 열전도율은 낮고, 열이 한곳에 집중되면 냉각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팬과 에어컨의 전력 소모도 커져 전체 시스템 효율이 감소한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냉각 패러다임이 필요해졌다.

2.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의 원리

액침냉각은 반도체 칩이나 서버 전체를 전기적으로 절연된 냉각액에 직접 담그는 방식이다. 냉각액은 열을 빠르게 흡수하고, 다시 외부 열교환기를 통해 냉각된다. 공기 대신 액체를 사용하는 만큼 열전도율이 수백 배 이상 높아, 칩 표면에서 직접 열을 제거할 수 있다. 대표적인 냉각액으로는 불소계 절연액, 합성유, 실리콘 오일 등이 사용된다.

3. 액침냉각의 장점

액침냉각은 기존 공랭식 대비 30~5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낸다. 또한 팬이 필요 없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서버 밀집도를 높일 수 있다. 냉각 효율이 높아 칩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GPU나 NPU의 성능이 장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특히 대형 AI 학습 서버나 HPC(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진다.

4. 2상(二相) 액침냉각, 냉각 효율의 극대화

최근에는 액체가 증발과 응축을 반복하며 열을 제거하는 ‘2상(二相) 액침냉각(2-Phase Immersion Cooling)’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칩이 가열되면 냉각액이 기화되고, 상단에서 응축되어 다시 액체로 떨어지는 순환 구조다. 이 방식은 자연 대류만으로도 냉각이 가능해 추가 펌프나 팬이 거의 필요 없다. 효율은 높지만, 냉매 관리와 시스템 설계가 복잡해 고급 데이터센터 위주로 적용되고 있다.

5. 마이크로채널 냉각(Microchannel Cooling)의 등장

마이크로채널 냉각은 칩 내부 혹은 패키지 하부에 미세한 채널을 만들어 냉각수를 직접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칩 표면과 냉각수가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열저항이 거의 없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채널 안을 냉각수가 흐르며 실시간으로 열을 흡수하므로, 발열 밀도가 높은 AI 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제조공정이 복잡하고 누수 방지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6.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의 발전

최근 데이터센터들은 액침냉각과 마이크로채널 냉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GPU 모듈은 마이크로채널 방식으로 직접 냉각하고, 전체 서버는 액침냉각으로 온도를 유지하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폐열을 회수하여 난방이나 산업용 열원으로 재활용하는 ‘열재활용 데이터센터’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7. 기술 도입 현황과 전망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액침냉각 서버를 실험적으로 운용 중이다.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데이터센터 효율화를 위해 수랭 및 액침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 AI 반도체가 더욱 고성능화될수록, 냉각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2030년 이후의 데이터센터는 전력 효율보다 ‘열 효율’을 중심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8. 결론

데이터센터의 냉각 기술은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혁신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액침냉각과 마이크로채널 기술은 단순한 온도 제어를 넘어, 칩의 성능과 수명을 극대화하는 필수 인프라가 되었다. 냉각 효율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 반도체의 진정한 힘은 이제 얼마나 ‘시원하게’ 작동할 수 있느냐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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